
[ 소공자 ]
푸른 하늘에 구름은 흐르고
맑은 가슴에 세파는 떠간다.
본디 마음은 오고감이 없건마는
흰 구름 흐르듯, 하늘 푸른빛은 자취를 감춘다.
찬란한 만물은 태양과 함께 나타나고
영롱한 꿈 또한 마음과 더불어 일어난다.
세파는 분주히 일고 꺼지길 시간 속에 잠기는데
푸른 하늘에 소공자는 덩그러니 앉아 있다.
맛이 없다 해서 결코 쓴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다고 결코 없는 것은 아니다.
하늘이 푸르다고 소공자가 색이 있는 것도 아니요
덩그러니 앉았다고 만물 위에 떠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보는 눈 속에 소공자는 함께 있고
보이는 시야에도 소공자는 숨겨 있다.
보고 못 보는 것은 그대의 분별이요
분별 그 자체가 쉬면 소공자는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