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공자 ]
우리 마음속에 잔잔히 남아 있는 서글픔은
세상에 머무르려 하기 때문에 있는 것입니다.
행복도 사랑도 기쁨도
영원토록 채우고 머무를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채울 것을 찾아
방황하고 추구하며 기대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신기루일 뿐
끝내 돌아와 남는 것은 서글픔뿐입니다.
그리고 그 서글픔은
행복이라고 믿는 마음이 크면 클수록
사랑이라고 믿는 마음이 깊으면 깊을수록
서로 믿는 마음이 간절하면 할수록
더 깊고 크게 가슴에 남습니다.
이유는, 세상 모든 것은 머무르지 않고 변하기 때문이며
그래도 영원히 변하지 않고 남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우주 하나뿐입니다.
불행하게도 세상 피조물들은
스스로 우주의 분신임을 잊어버린 채
다른 피조물의 세계에 머무르려 하고
다른 피조물로 채우려 하기 때문에
끝내 마지막 가슴에는 서글픔만 남은 채 떠나갈 것입니다.
서글픔은 우주가 그대를 부르는 손짓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