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가라


도응 선사에게 신라의 중이 찾아왔다.

그 중이 물었다.

“무엇이기에 그렇게 말하기 어렵습니까?”

“어려울 것이 무엇인가?”

“그렇다면 화상께서 빨리 말씀해주십시오. 몹시 답답합니다.”

“신라니라.”

무엇이기에 그렇게 말하기 어렵습니까? 본체의 세계란 도대체 무엇이기에, 입으로 말하고 귀로 이해하기가 그렇게 어렵습니까? 깨달음의 세계는 도대체 어떤 세계이기에 그렇게 터득하기 어려운 것입니까?

선사가 대답했습니다. “그렇게 말하기 어려울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뭐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는가? 그것은 어렵다고 생각하는 그대 생각의 세계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그림자의 세계 안에서 본체의 세계를 터득하려고만 하기 때문에 어려울 뿐이다. 어찌 거울 속의 상(像)에다 거울을 담을 수 있겠는가? 그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내가 쉽게 말해줄 수도 있다.”

이 말은 중요한 미끼를 던진 말입니다. 신라에서 온 승려는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빨리 말씀해주십시오. 몹시 답답합니다.”

그는 정말 오랫동안 갈구해왔습니다. 그 풀리지 않는 대답을 얻기 위해 신라에서부터 머나먼 길을 찾아왔던 것입니다. 혜초가 천축을 향해 구도의 길을 떠나듯, 삼장법사가 불경을 얻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가듯, 이 신라의 중은 온갖 고난을 무릅쓰고 중국에 와서 드디어 당대의 대선사인 도응을 찾아왔던 것입니다.

눈물겹다면 그 무엇보다도 눈물겨운 간절함이 들어 있는 말입니다. 그의 가슴은 몹시 답답했고, 그렇기에 그는 몹시 급했습니다. 또, 어떠한 답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급히 물었습니다.

“몹시 답답합니다. 빨리 말씀해주십시오.”

“신라니라.”

선사는 예기치 않은 말로 대답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신라니라. 네가 떠나왔던 바로 그곳, 찾고 찾아서 헤매어왔던 바로 너 자신이니라.

우리는 끊임없이 떠나고 있으며, 떠났던 그곳으로 쉼없이 되돌아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되돌아가야 합니다. 자신에서 출발한 그 여행의 시작은 결국 자신에게로 되돌아가야만 합니다. 여행이 시작되기 이전의 그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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