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뜻하지 않게 어려움을 겪게 됐어요. 재산도 다 날아가고...
무엇보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너무 컸어요.
그때 저는 혹시 우리 남편이 자살하면 어떡할까 걱정할 정도였거든요.
근데 저도 나름대로 어려운 일이 참 많은데 기댈 곳이 없더라고요.
그렇게 계속되는 어려움 속에서 뮤지컬 제작을 꿈꾸게 되었어요.
그 당시만 해도 투자의 개념이 제대로 서 있는 게 아니어서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고 아무 대책도 없이 투자자를 내쳤어요.
그런데 막상 내치고 나니까 도저히 1억이라는 돈이 없이는 더 이상 이 배가 나갈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러니 제가 얼마나 막막했겠어요.
제 자신이 한심하고 비통하고, 앞길은 깜깜하고...
그래서 솔직히 그때 제가 20층 건물을 찾아다녔어요.
한강을 그냥 들이받아 볼까 별의별 생각을 다 했지요.
그래도 목숨을 끊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집에 돌아오자 무릎을 꿇고 세 시간을 엉엉 울면서 기도했어요.
근데 제가 또 얼마나 웃기는 사람인지 그 기도 와중에 ‘하나님, 방법이 있습니다. 제가 CF를 하면 됩니다!’ 이랬어요.
그리고 우습게도 ‘근데 관절약이나 감기약은 제 이미지에 안 맞아요.’
그렇게 구체적으로 기도를 막 했어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눈은 퉁퉁 부어 있고, 꼴이 말이 아니지요.
그때 갑자기 핸드폰을 울리는데 대구의 모 아파트 전무님이 전화를 한 거예요.
너무 기쁘기도 하고, 내 기도가 이렇게 기적처럼 이루어질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당연히 선뜻 하고 싶다고 했지요.
근데 머릿속으로 ‘나는 1억이 필요한데 출연료가 5천만 원은 될까?’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5천만 원만 돼도 급한 불을 끄겠다 싶었죠.
그런데 이 분이 말하기를, ‘저희가 생각한 금액은 1억입니다.’ 이러시는 거예요.
연습 스케줄 때문에 밤샘 촬영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제가 밤새 촬영을 해도 이제 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기쁨으로 가득 차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열정을 통해서 뮤지컬이 무사히 올려졌는데, 거기서 성공을 이루고 제가 다시 인정받게 되었어요.
- 윤석화, 두드림 中
